삼위일체(三位一體)

 
활쏘기는 활과 몸과 마음이 혼연일체가 되어야 한다. 활을 조작하여 살을 과녁으로 날려 보내기 위해서는 활을 조작하는 기술을 몸으로 익혀야 하고 그 몸이 활을 잘 조작할 수 있도록 마음이 몸을 살피고 몸을 잘 관리해야 한다. 그래서 활쏘기는 기(技), 체(體), 심(心)이 일체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활을 배워 정(亭)에 입사(入射)한 신사(新射)일 때는 활을 조작해서 과녁을 맞추는 기술에 집착하게 된다. 그래서 몇 달 안되어 평균 3-4중의 관중율을 기록할 정도로 급속한 발전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 신사가 입단(入段) 시험장에 나가던가 궁도대회장에 출전을 하게 되면 겨우 1-2중을 하던가 불(不)을 쏘게 되는 것을 흔히 볼 수가 있다. 그것은 왜 그런가? 그 신사는 활을 다루는 기술을 익혔지만 몸을 감시하고 관리하는 마음을 기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활쏘기를 어느 정도 숙달하게 되면 활쏘기는 기술만으로는 안되며 마음이 따라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활을 마음으로 당겨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때 그 신사는 비로소 궁도인의 문덕 안에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활쏘기에 있어서의 마음이란 곧 심기(心氣)이다. 활쏘기에 있어서 몸의 동작은 마음 즉 심기가 따라야 한다. 심기가 따르지 않은 동작은 죽은 동작이다. 생기가 없는 동작으로는 활을 제대로 쏠 수가 없다. 활(技) 몸(體) 마음(心氣)을 혼연일체가 되게 하기 위해서는 첫째 활을 쏘는 기술을 키워 자신감을 갖게 돼야 하고, 둘째 몸의 동작에 마음(심기)를 실어야 한다. 여기서 몸의 동작과 마음(심기)를 향응(響應)케 하는 작용은 어디서 나오는가. 그것은 호 흡과 눈쓰기(眼法)이다.



 
5대 기본(5大基本)
 

활쏘기에는 기(技)는 활의 힘(抵抗力)을 말하며 몸은 활쏘기에 동원되는 기본체형(基本 型)을 뜻한다. 따라서 활쏘기에는 ①활의 힘(저항력) ②기본체형 ③호흡 ④눈쓰기 ⑤마음(心氣)이라는 다섯가지 기본작용으로 이루어진다고 하겠다. 이것을 활쏘기의 5대기본 이라고 하는 것인데 차례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①활의 힘(抵抗力) : 활을 당기는데 따라 저항력이 기하급수적으로 가중된다. 때문에 활의 힘이 사수(射手)의 체력에 맞느냐의 여부는 활을 만작(滿酌)하여 완전한 자세를 취할 수 있 을 때 결정된다. 초보자 때에는 자기의 힘 보다 훨씬 약한 활로 완전한 자세와 동작을 익혀 야 하지만 일단 활쏘기를 배우고 나서는 자기의 힘에 알맞는 활을 쏴야 한다. 우리의 전통적인 각궁은 옛부터 센활에서부터 약한 활을 7단계로 구분하여 제작하고 있 다. 즉 강궁, 실궁, 실중력, 중력, 연상, 연중, 연하의 7단계가 그것이다. 또 해궁 과정에서 활 의 힘을 약간 조정할 수도 있으니까 누구나 자기의 힘에 알맞는 활을 선택할 수가 있게 되 어 있다. 개량궁의 경우는 활의 힘을 [파운드]로 표시하고 있어서 힘에 맞는 활을 선택하기가 매우 편리하다. 자기의 힘에 너무 강한 활은 활쏘기의 자세를 무너트리던가 몸에 부담을 주어 나쁘고, 너 무 약한 활은 운동의 효과가 없다. 알맞는 활이란 활쏘기의 기본동작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다룰 수가 있는 활이라야 한다. 그서은 만작을 했을 때 자기의 힘 보다 약간 무른 듯 한 것이 적합하다.

②기본체형 : 활쏘기에서 사법(射法)의 진미를 발휘하자면 몸전체가 올바른 상태가 아니 면 안되는데, 그것을 분석해보면 세로와 가로의 두축으로 크게 나눌 수가 있다. 세로축은 발, 허리 몸통, 목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신체를 땅에서 하늘로 곧게 세우는 부분 이고 활을 쏠 때 동요해서는 안되는 부동(不動)의 축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왼손, 왼팔, 왼어 깨, 가슴, 오른어깨, 오른팔, 오른손으로 연결되는 부분은 가로축으로 활을 실제로 밀고 당기 며 살을 발사하는 동작을 하는 것으로써 동축이라고 할 수 있다. 활쏘기는 세로축인 부동축과 가로축인 동축이 十자 형태를 이루며 전개되는 것이다. 세로축과 가로축을 형성하는 신체각부위의 종합이 기본체형이다.

③호흡 : 활쏘기 동작에 있어서의 호흡이란 생리적 호흡이 아니라 신체의 동작을 촉진시 키려고 할 때 생기는 호흡으로서 기식(氣息)을 말한다. 기식은 활쏘기를 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모든 동작이 기식을 수반해야만 생동감 있게 진행되고 마음을 안 정시키는 것도 호흡(기식)과 밀접한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떤 호흡법이 활쏘기에 좋은 호흡인가? 호흡법을 분류해 보면 ①가슴호흡 ②배호 흡 ③흉복(胸腹)호흡 ④단전(丹田)호흡으로 구별할 수가 있다. ①의 가슴호흡은 가슴통을 확대ㆍ수축시키는 것으로 되는 호흡이고 ②의 배호흡은 배가 부풀었다 꺼졌다 하는 호흡이다. ③의 흉복호흡은 ①과 ②를 번갈아 하는 호흡인데, 기공(氣 功)에서는 가장 좋은 호흡법이라고 한다. ④의 단전 호흡은 숨을 토하던가 또는 숨을 들어 마실 때 배에 힘이 들어가는 호흡법으로 강한 복압을 수반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아랫배의 불거름에 기려글 집중시켜야 하는 우리 궁도에 있어서는 단전호흡이 가장 적합 한 호흡법이다. 특히 활쏘기에 있어서 만작을 하고 이전(移轉)을 할 때에 마음의 안전과 기력(氣力)의 충 실을 위해서는 단전호흡을 확실하게 체득하고 있어야 한다.

④눈쓰기 : 활쏘기에 있어서 눈쓰기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옛부터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했다. 눈쓰기도 호흡이나 마음의 움직임에 주는 영향이 대단 히 크기 때문에 매우 주의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사람이나 물건을 보게 될 때에는 눈에만 마음이 집중하게 되어 심신이 허술해 지기가 쉽 다. 눈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의 마음을 주시해야 하는 것이다. 심안(心眼)이라 는 말이 있드시 단지 물리적인 눈쓰기가 아니라 정신적 정서적인 눈쓰기를 필요로 한다. "과녁을 보기를 원수처럼 보라"는 말도 있지만 눈쓰기는 과녁을 확실하게 보기는 하되 그 어떤 욕심이나 사심(邪心)도 없는 눈으로 봐야 한다. 부처님의 눈과 같은 눈으로 봐야 한다. 흔히 주살내기나 고침쏘기에서는 모든 동작이 제 대로 되어 나무랄데가 없이 좋은 자세로 쏘던 사람도 일단 과녁앞에 서게 되면 당기던 활도 제대로 못 당기는 경우가 있다. 또 자기 정에서는 아주 잘 쏘던 사람이 밖에 나가 대회에 참가하게 되면 제대로 동작을 못하는 경우도 많다. 모두 눈을 통해 마음을 흔들어 놓기 때 문이다. 눈쓰기는 항상 자신의 마음을 살피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⑤마음(心氣) : [활은 마음으로 당긴다]고 했다. 아무리 활솜씨 즉 기(技)가 좋아도 마음의 안정과 정신적 집중력이 없이는 궁도는 성립되지가 않는다. 기(技)를 아무리 습득했다고 해도 신체를 움직여 기(技)를 구사(驅使)하는 것은 정신의 힘 이다. 정신적 요소가 없이는 그 기(技)를 충분하게 발휘할 수가 없다. 궁도처럼 정(靜)적인 운동에 있어서는 정신적 요소가 점하는 비중이 대단히 크다. 그래서 심(心) 기(技)의 문제가 궁도수련의 중요한 과제로 되는 것이다. 궁도의 특징은 엄격한 자기통제와 정서의 안정이 요구되는데 있다. 특히 활쏘기의 극치라 고 할 수 있다 [만작]에 있어서는 관중에의 집착심이나 욕망, 잡념, 의심, 불안, 공포, 굴욕감 등을 털어 벌이고 올바른 신념에 따른 극기(克己) 냉정, 인내, 결단격 등 심기의 충실에 힘 쓰지 않으면 안 된다. 궁도수련 뿐만 아니라 어떠한 인간행동에 있어서도 그 원동력이 되는 것은 자기자신의 의 지와 힘이다. 항상 올바른 신념에 기초하여 성실하고 의지력, 실천력으로 관철하며 마음의 안정, 기력의 충실을 다하는 수련을 해야 하는 것이다.